[오덕교 칼럼] 제1장 초대교회 설교자와 설교(9)
오덕교 총장 /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2. 예수 그리스도와 사도들의 설교
● 사도들과 설교(2)
사도들은 설교에 하나님의 말씀만 전하고자 하였다.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을 말하지 않고, 성경에 기록된 진리만을 증거하고자 한 것이다. 사람의 말이나 미덥지 않은 이야기는 사람의 귀를 즐겁게 해 줄 수 있지만, 영혼을 치료하거나 새롭게 할 수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도들은 사람의 귀를 즐겁게 해 주는 말보다는 성경이 보여 주는 진리만을 전할 것을 강조하였다(딤후 4:3). 사도 바울의 고백처럼, 그들은 설교할 때 “설득력 있는 지혜의 말로 하지 아니하고, 다만 성령의 나타나심과 능력으로”만 설교하고자 하였다(고전 2:4). 설교를 사람의 말이 아닌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으로 본 것이다.
사도들이 하나님의 말씀만 전하고자 한 것처럼, 성도들도 설교 말씀을 하나님이 주시는 말씀으로 받아들였다. 데살로니가 교회의 성도들은 설교를 들을 때 “사람의 말로 받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았다(살전 2:13). 설교자들이 성경 말씀만 전하려 하고 청중이 그것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임으로, “하나님의 말씀이 점점 왕성하여 예루살렘에 있는 제자의 수가 더 심히 많아졌다”(행 6:7). 설교 운동을 통하여 “온 유대와 갈릴리와 사마리아 교회가 든든히 서 갔고, 주를 경외함과 성령의 위로로 진행하여 수가 더 많아” 졌을 뿐만 아니라(행 9:31), 지중해 연안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이 흥왕하여(제자의 수가) 더하여졌다”(행 12:4)
사도들은 임기웅변적으로 설교하였다. 그들은 성경 본문을 깊이 묵상하며 준비하는 현대적 설교와는 달리, 설교해야 할 경우가 생기면 언제든지 즉흥적으로 설교하곤 하였다. 앞에 언급한 베드로의 설교가 바로 그런 경우이다. 그는 성령 강림 이후 방언 운동이 일어나면서 교인들이 술에 취하였다는 소문이 퍼지자,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 유대인과 예루살렘 사람들 앞에서 즉흥적으로 설교하였다. 성전으로 기도하러 가던 베드로와 요한이 앉은뱅이를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일으키자, 사람들은 그들에게 큰 능력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여 기이하게 여겼다. 이때에도 베드로와 요한은 즉흥적으로 설교하였다(행 3:12~26). 이러한 임기웅변적인 설교 방식은 2세기경 오리게네스에 의해 강해 설교 운동이 일어날 때까지 계속되었다.
사도들의 설교에 힘입어 초대교회는 꾸준히 성장하였다. 심지어 로마 황제의 “시위대 안과 그 밖의 사람들에게까지” 복음이 알려졌고, 주의 제자가 된 “가이사 집의 몇 사람”은 고난 중에 있던 빌립보 성도들에게 무안하기도 하였다(빌 1:13, 4:22). 설교 운동이 확산하자, 바울은 당시 천하의 중심이었던 로마제국의 수도 로마로 갔고, 거기서 2년간 머물면서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것을 담대하고 거침없이 전하였다”(행 28:31). 그의 설교 운동은 65년쯤 폭군 네로에 의해 순교당할 때까지 이어졌고, 그의 설교 운동에 힘입어 소아시아, 그리스, 그리고 로마에 교회들이 세워져 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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