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향 신학교육 탈피 선언
인지 중심의 신학교육을 발표와 토론 중심으로 바꿔간다
PBL. ‘Problem Based Learning’을 의미하는 이 교육방식은 단순히 많이 아는 인재가 아니라 아는 것을 잘 활용하여 문제에 대처하는 21세기형 인재를 길러내는 교수법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교육기관의 일방적, 수직적, 선형 교수법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생겨난 교육운동 중 하나다.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총장 김윤희 박사, 이하 횃불트리니티)가 한 강의실 안에 많은 학생들이 앉아 교수의 일방적인 강의를 듣고 졸업하는 신학대학원의 교육방식을 탈피하고자 PBL 방식의 ‘목회통합세미나’ 교과과정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횃불트리니티의 ‘목회통합세미나’는 3년 과정 중 2년 동안 한 사람의 교수와 10여명의 학생들이 서로 멘토와 멘티 관계를 맺어 깊은 교제를 나누고, 마지막 1년은 자신들이 학습한 목회학 과정의 여러 과목의 지식을 3~4명의 교수 및 외부 전문가와 발표와 토론, 질의와 응답을 통해 통합해나가는 강의방식이다.
횃불트리니티는 학문 중심으로 현장과 분리된 한국의 신학교육이 목회 현장과 더 긴밀히 연계되어야 한다는 절박함에 ‘목회통합세미나’ 과정을 개발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설교와 성도들의 돌봄을 맡은 목회자들이 자신의 내면을 깊이 성찰하며 하나님과의 본질적 관계를 회복하는 영적 훈련을 수행할 수 있고, 성경을 중심으로 시대를 읽어내며 시대 상황에 분별력과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본질적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나아가 방법론적으로 다수 학생을 대상으로 한 일방적 강의에서 교수와 소수 학생 사이의 긴밀한 소통과 토론이 가능하게 된다는 장점도 부각된다.
횃불트리니티 목회학 과정 3학년 박혜원 전도사는 “이 목회학 통합 세미나 과정에 오기까지 2년간 한 분의 멘토 교수님과 함께 하는 멘토링 수업은 한 영혼을 귀하게 여기고 보듬어주어야 하는 신학생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된다”면서 “신학생이기에 그리고 사역자이기에 그 어느 곳에서도 토로하지 못하는 많은 이야기들을 직접 들어주시고 진심으로 나눠주시고 기도해주심으로 학업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큰 기쁨이었고 위로였다”고 고백했다.
탄자니아 유학생 죠수아 맥웨젤라(영어 목회학 3학년)는 “목회통합세미나는 현재 교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민감한 주제들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귀한 기회를 제공한다. 총장님과 교수님들의 의견과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로부터 나 자신이 목회자로서 어떻게 현실의 구체적인 도전들에 반응해야 하는가에 대한 통찰력을 키워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선 전도사는 “목회통합세미나는 지금까지 내가 신학 공부를 하며 축적되어 온 지식을 실제 사역 현장에서 통합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깊게 고민하게 하는 시간이다. 사역 현장에서 마주치게 될 수많은 고민을 나의 틀에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학생들, 그리고 믿음과 사역의 선배이신 교수님들과 함께 고민하며 중심을 잡아간다”며 “단순히 인간적 지식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의 지혜와 지식을 모두 경험하고 또 공동체 안에서의 회복과 나눔을 더욱 깊이 경험할 수 있는 참으로 소중하고 뜻깊은 시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번 학기에 함께했던 김관선 목사(산정현교회)는 목회통합세미나 과정을 매우 신선하다며 극찬했다.
김 목사는 “이런 방식의 신학 교육을 경험할 수 있는 학생들은 매우 축복받은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학생들이 당면하는 사역 현장의 문제에서 시작된 고민을 학생들이 직접 연구하여 발표하고, 함께 토론하며, 통합적으로 신학적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매우 신선하게 느껴졌다”며 “이 학교가 신학 교육의 스타트업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횃불트리니티의 ‘목회통합세미나’ 과정은 하반기에도 계속된다. 이번 학기에는 △이중직 목회 △주일학교 설교의 어려움과 설교 방법 △교회 성도들과 소통하는 법 △마음에 거리낌이 확인되는 성도의 성만찬 참여 △코로나 시대 예배와 공동체성 회복 △교회 내 리더십의 갈등 △여성 목회자의 자리와 역할 △부교역자의 인권 및 사례 등의 주제가 마련돼 있다.
이 과정을 기획한 교수진은 “목회통합세미나는 지금까지 성경-교리-교수 중심으로 이뤄졌던 수직적이고 인지 중심의 신학 교육을 삶의 상황-성도와 사역자의 실제 어려움-발표와 토론 중심으로 바꿔가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윤희 총장은 “21세기 교회와 신학 교육의 위기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역사 가운데 말씀과 교회의 본질의 회복을 통해서만 극복될 수 있다”며 “이를 위한 새로운 신학 교육 방법이 교수와 학생, 외부 전문가가 모두 힘을 합하여 만들어가는 횃불트리니티 강의실 안에서 하나님의 귀하신 뜻 가운데 찾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크리스챤연합신문 2021. 11. 16.
원문보기 http://cupnews.kr/news/view.php?no=18169